런닝맨에서 이광수의 욕이 시청자에게 불편하지 않은 이유
SBS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은 초기컨셉이 스파이게임과 추격전을 합쳐 놓은 예능입니다.
이런 컨셉으로 만들어진 런닝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의 캐릭터 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런닝맨이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까요?
딱 봐도 누구인지 알겠죠??
런닝맨은 엄밀하게 말하면 잘 만들어진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각 회마다 예능에 접목시킨 드라마를 보는 재미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초기 런닝맨에서 유재석은 메뚜기, 유본드 등으로 캐릭터가 잡혔고, 김종국은 능력자, 송지효는 에이스와 멍지, 하하는 무한도전 이미지 그대로 모사꾼 이미지로 재미를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초기 런닝맨에서 가장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 지석진과 이광수 였습니다.
특별한 캐릭터 없었고, 특징도 별로 없고, 몸으로 하는 게임에서는 김종국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탈락하는 초식동물이었습니다.
특히 모든 벌칙에 걸리는 운없는 캐릭터로 자리 잡혀가서 웃음을 주는 포인트 역할밖에 못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광수는 배신을 일삼으면서 런닝맨 멤버들에게서 승리를 맛보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김종국에게 다른 면에서 대항하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힘으로는 김종국에게 상대할 수 없다보니, 입으로 하는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런닝맨에서는 김종국이 월등한 우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퀴즈게임으로 유재석이 대항하는 것 외에 김종국이 독식했습니다.
이런 불균형은 사실 런닝맨의 재미를 반감시켰습니다.
이광수의 무모한(?) 도전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육식동물(?) 김종국에게 초식동물(?)인 이광수가 맞대응을 하는 모습은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막말을 해대던 이광수는 어느새 욕쟁이 이광수로 변신했습니다.
물론 요근래는 런닝맨 멤버들이 다 욕쟁이가 되어버린 것처럼 보이지만요.
때로는 시청자들 중에 이런 모습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왜 이런 런닝맨의 모습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런닝맨을 가만히 보면 막말을 하는 캐릭터들은 전부 꽝손의 대명사, 불운의 아이콘, 초식동물, 여자멤버입니다.
즉, 런닝맨 안에서 약자들입니다.
물론 김종국이 형들에게 막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욕이라던지 막말을 막 던지지는 않습니다. 만약 힘이 좋은 김종국이 말까지 너무 험하게 하면 그건 정말 꼴불견입니다.
갑질 중에 갑질인 셈이죠~!!
그러나 런닝맨 안에서 김종국은 그 경계선을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능력자로 불리는 김종국에게 몸으로 하는 대부분의 촬영을 하는 런닝맨에서 약자들이 입으로 하는 공격이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대리만족을 주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시청자들이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런닝맨 안에서 펼쳐지는 캐릭터로 감정이입을 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런닝맨에서 펼쳐지는 과한 표현과 언어들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런닝맨을 보지 않은 분들은 이런 모습들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런닝맨을 몇회 보면 이런 구도를 본능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런닝맨이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너무 과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