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권위에 관해 논하시오.
16세기 종교 개혁자들에게 성경의 권위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제시된 자유롭게 하는 메시지, 즉 죄인을 은혜로 받아들이는 하나님의 복음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따라서 성경의 권위는 자의적이거나 독재적인 권위로서가 아니라 갱신과 자유와 기쁨의 근원으로 경험되었다. 성경적 증언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궁극적 권위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모든 권위에 대해 가차 없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성경의 진리를 우리에게 설득하는 것은 “성령의 비밀스런 증언”이라고 선언했다. 성경의 권위에 대한 종교개혁자들의 견해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삶과 자유에 대한 선포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기독교 신앙은 성경이 증언하는 복음의 하나님 안에서 자유롭게 하는 사랑의 권위를 발견한다.
성경의 권위에 대한 부적합한 접근은 이러하다.
1. 성경문자주의 견해는 성경의 권위가 초자연적 기원을 지니며 성경의 문자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직접적으로 동일하게 여긴다. 성령 하나님은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황과 그것으로부터 오는 모든 한계와 조건하에서 성경 저자들이 지니는 인간됨을 존중하면서도, 이러한 인간적 증언을 이용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신다.
1) 이런 성경문자주의적 견해에서 영감은 영감된 상태를 의미한다. 영감은 초자연적 기원으로부터 생겨난 성경의 내재적 속성을 가리킨다.
2) 성경문자주의적 견해에서 영감은 무오성을 요구한다. 성경의 무오성을 고집하는 것은 기독교적 확신의 참된 토대를 모호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2. 근대적 역사의식의 발흥으로 성경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도입되었는데, 이런 접근에 의해 성경은 단순한 역사적 자료로 읽혀졌다. 이런 역사주의적 입장은 이른바 “성경적 내러티브의 사라짐”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3. 성경을 종교적 고전으로 간주하는 접근방법. 성경을 문학으로 간주하는 접근 방법은 대학교의 종교학 과목에서 매우 인기가 있다. 이런 이해는 성경이 신앙 공동체 내에서 담당하는 독특한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 신앙 공동체는 이대하든 위대하지 않든 간에 성경을 단순한 문학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성서, 즉 우리의 구원을 위한 살아계신 하나님의 행동에 대한 규범적 증언으로 접근한다.
4. 성경을 개인적인 경건서로 이해하는 접근 방법.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용서와 자비에 대해 ‘나’에게 말씀하며 ‘나’를 설득한다. “우리를 위한”, “세계를 위한” 성경의 의미와 분리될 때에는 왜곡되기 마련이다. 성경을 개인주의적으로 이해하는 입장은 교회와 신학의 퇴보를 의미한다.
성경의 실재적 권위는 오직 신앙 공동체의 삶 속에 있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의 존재를 믿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증언하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 성경의 권위는 성령을 통해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창조하고 양육하는 것을 돕는 성경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성경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무엇보다도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 속에서 활동하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를 독창적으로 증언한다. 성경은 파생적인 의미로서만 하나님의 말씀이다. 성경은 그 자체로 권위를 지니지 않는다. 성경은 신앙 공동체에서 성령의 권능으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자유케 하며 새롭게 하는 관계를 창조하는 역할을 감당할 때만 권위를 지닌다. 성경은 증언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나 하나님의 주권적이며 자유롭게 하는 은혜를 중점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성경은 세상을 변혁시키는 하나님의 활동을 증언한다. 성경은 모든 사람에게 그리고 온 창조세계를 향해 확대된다.
성경의 해석의 원리들은 아래와 같다.
1. 역사적, 문학적 감수성을 가지고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 하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성경의 유일무이한 증언은 스스로 과거에 갇히거나 경건주의적 허구의 이야기로 환원되는 것에 저항한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그리스도안에서의 자유와 구원의 약속을 붙든다. 역사적 성경 연구는 기독교 신앙에 적실한 방법론인 것이다. 교회의 신앙은 그리스도의 사역과 죽음과 부활이라는 중심적 사건을 묘사하는 복음서의 진실성에 달려 있다. 성경 저자들도 한계가 있고 오류 가능성이 있는 인간임을 계속적으로 상기시켜 준다. 성경은 하나님이 주인공이신 역사를 기록한다. 성경을 역사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그 사건 속에 담겨진 약속들의 성취를 예견하는 일이다.
2. 성경은 하나님 중심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성경의 거대한 이야기는 하나님의 정체성을 삼위일체 하나님, 즉 성령의 권능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이스라엘 하나님으로 철저하게 기술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실재와 하나님의 목적과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한다. 성경 이야기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과의 언약과 예수의 역사를 통해 나타난 심판과 자비의 행동들 속에 있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다. 하나님의 활동을 알려주는 성경의 증언은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제일 먼저 성경은 하나님의 참된 정체성과 힘과 자유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전복시키는 것이다. 성경을 하나님 중심으로 읽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리스도 중심적이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활동을 증언한다고 이해한다.
3. 성경은 교회적으로, 즉교회의 삶과 증언의 맥락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교회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개인주의적으로 읽는 것과 다를 뿐 아니라, 성경을 교리 또는 위계질서로 통제하는 것과도 다르다. 교회적으로 성경을 해석함을 의미한다. 성경은 교회의 ‘성서’이다. 성경의 증언은 기독교 공동체의 신앙과 삶을 세우고 조정한다. 교회는 해석의 공동체로서 성경의 거룩한 텍스트를 적절하게 이해하는 규칙들을 지킨다. 교회적으로 성경을 읽는 것은 무엇보다도 신앙규범을 따라, 즉 성경의 중심 메시지에 대한 교회의 신앙고백적 일치라는 안내를 받아 읽는 것이다. 신앙규범과 사랑의 규범 위에 소망의 규범도 추가되어야 한다.
4. 성경을 컨텍스트와 관련하여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컨텍스트는 개인적 역사나 우리가 직접적으로 속한 장소의 역사로 한정되어서는 안된다. 성경을 컨텍스트와 관련하여 해석함은 우리가 지체로서 속한 지역 회중 혹은 교단의 증언, 삶, 신앙고백에 의해 양육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성경에 새로운 빛을 던지는 성령의 자유로움에도 늘 열려 있어야 한다. 특별히 우리의 성경 해석은, 가난과 불의의 한가운데서 고난을 경험하고 삶을 위해 투쟁하는 공동체들이 성경 메시지를 이해하는 방식에 의해 점검되고 심화되어야 한다. 성경해석을 위한 필수적인 상황은, 아직 구원받지 못한 세계를 위한 기독교적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삶에 실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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