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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사상 첫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 원/달러 1,500원 돌파 - 무슨 일이 벌어졌나

불타는 신디 2026. 7. 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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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한국 증시 역사에 없던 이틀

지난 7월 28일과 29일, 한국 증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틀을 보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그것도 이틀 연속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충격이라면, 단순히 "증시가 많이 빠졌다"는 한 줄로 정리할 사안이 아닙니다.

애널리스트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1. 사건 경과: 검은 화요일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까지

시작은 7월 28일이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0% 넘게 폭락하며 6,000선이 무너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날을 '검은 화요일'이라 부를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문제는 다음 날인 29일에도 낙폭이 이어졌다는 겁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0.42포인트(5.98%) 내린 5,663.24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6.12% 하락한 662.68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은 오전 10시 55분, 코스닥시장은 10시 56분에 각각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 일시 정지)가 발동됐습니다.

이어 낮 12시 19분 코스닥, 12시 32분 코스피에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돼 20분간 모든 종목의 거래가 중단됐습니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되는 시장 안정장치입니다.

코스피에서는 역대 15번째이자 올해 9번째, 코스닥은 역대 14번째이자 올해 4번째 발동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발동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코스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당시 연속 발동 사례가 있었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동시에 거래를 멈춘 전례는 없었습니다.

2. 숫자로 보는 충격의 규모

이 이틀 동안 사라진 돈의 규모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7월 27일 5,533조 6,000억원에서 29일 4,669조 1,000억원으로, 이틀 만에 약 864조 5,000억원이 줄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425조 2,000억원에서 368조 7,000억원으로 약 56조 5,000억원 감소했습니다.

두 시장을 합치면 이틀 동안 총 921조원 규모가 증발한 셈입니다.

7월 한 달 코스피 낙폭은 -33%에 달합니다.

이 수치가 왜 충격적인지는 과거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드러납니다.

기존 최대 기록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0월의 -27%,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의 -23%였습니다.

이번 7월 하락률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큰, 사실상 역대 최악의 월간 낙폭입니다.

3. 17년 만의 원/달러 1,500원 돌파

같은 기간 외환시장도 요동쳤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2.9원 오른 1,479원으로 시작해 장중 1,484원까지 상승했습니다.

특히 간밤 야간 거래에서는 한때 1,506원대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7년 만입니다.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이 동시에 벌어졌다는 건, 국내 요인이 아니라 외부發 충격이 자금 흐름 전반을 흔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무엇이 이런 폭락을 만들었나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힙니다.

첫째,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같은 시기 다우지수 -0.83%, S&P500 -0.94%, 나스닥 -1.02% 등 미국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둘째, 반도체주 중심의 밸류에이션 부담입니다.

그동안 AI와 반도체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관련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쌓여왔는데, 이번 충격을 계기로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18만원 선이 깨졌고, SK하이닉스 역시 역대급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적과 주가가 따로 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된 겁니다.

셋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구조적 요인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키우지만, 하락장에서는 매도 물량을 눈덩이처럼 불리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급락이 시작되면 낙폭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정부 대응, '뒷북'이라는 평가

이 정도 충격이라면 당국의 대응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네 기관은 29일 시장상황점검회의, 이른바 'F4 회의'를 긴급 소집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회의는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4시간 모니터링 체계 가동 외에, 시장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안정화 대책은 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별도 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 방침을 밝혔습니다.

오는 31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매수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 이상으로 상향하고, 개인별 투자한도를 총 투자액의 20% 선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과열 억제'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지금 당장 필요한 '시장 안정'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 당국이 일관된 메시지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안정 대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6. 시장이 요구하는 것들

전문가와 투자자들은 이번 급락의 본질을 기업 실적보다 유동성 위축에서 찾고 있습니다.

AI·반도체에 자금이 쏠리는 사이, 바이오나 소부장, 중소형 제조업 등 비반도체 업종은 거래 자체가 급감하며 시장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코스피는 연초 대비 여전히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연초 대비 20% 넘게 하락해 체감 충격이 훨씬 큽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증권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 공매도 한시적 금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등 유동성을 직접 보강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열을 억제하는 조치와 시장을 안정시키는 대책은 성격이 다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7. 오늘(30일) 상황은 어떤가

30일 오전, 코스피는 전장 대비 0.32% 오른 5,681.7로 상승 출발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1.20% 하락한 654.72로 출발했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2.5원 수준으로, 전일 야간 고점(1,506원대)보다는 다소 진정된 모습입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한 이후 7.1%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개별 기업의 실적 호재가 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8. 애널리스트 종합 평가

이번 사태를 종합하면, 단기 변동성 확대를 넘어 시장 구조 자체의 취약성이 드러난 사건으로 봐야 합니다.

지정학적 충격(중동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그 충격이 이 정도로 증폭된 배경에는 반도체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국내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변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중동 정세가 추가로 악화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당국이 모니터링 수준을 넘어선 실질적 안정화 대책(증안펀드, 공매도 규제 등)을 내놓을지 여부입니다.

셋째, 반도체 업종의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삼성전자 사례처럼 개별 기업 단위로 해소되며 시장 전반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변동성이 극도로 확대된 국면에서는 무리한 저가 매수보다, 당국의 정책 대응과 중동 정세 흐름을 함께 확인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 증시가 역대급 충격에서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근본적으로 회복력을 보여줄지, 앞으로 며칠간의 흐름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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