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이 화제를 모으면서 주연배우 하영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영은 그동안 화려하게 주목받는 배우라기보다 여러 작품에서 차근차근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온 배우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에서 천장미 간호사 역할을 맡으면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고, 이후에는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밝은 이미지 때문에 호감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하영 배우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 논란입니다.
단순히 유명 배우의 가족사가 알려진 정도가 아니라, 과거 하영이 여러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던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가 다시 검증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하영 배우는 누구인가
하영의 본명은 안하영입니다.
2019년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습니다.
배우가 되기 전 이력도 상당히 독특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이후 미국 뉴욕에서 미술 공부를 이어가다 배우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처음부터 주연 배우로 활동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 드라마에서 조연과 단역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 중 하나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였습니다.
결혼식 도중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겪는 신부 역할로 등장했는데 짧은 출연이었음에도 상당히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후 ‘모범형사2’, ‘이두나!’, ‘페이스 미’ 등의 작품을 거쳐 2025년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에서 천장미 역할을 맡으며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하영이라는 배우의 매력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점은 이때부터였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스타 이미지보다는 자연스럽고 털털한 분위기가 있었고, 간호사라는 직업을 과장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4대째 의료인 집안’이라는 이야기도 화제가 됐다
‘중증외상센터’가 성공하면서 하영의 가족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영의 아버지가 의사이고 어머니도 간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증조부 역시 근대 서양의학을 공부했던 의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에서는 하영을 두고 **‘4대째 의료인 집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간호사 역할을 맡은 배우가 실제로도 의료인 집안 출신이라는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운 스토리였습니다.
하영 역시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증조부가 의사였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습니다.
고종을 진료했던 의사였고 당시 한양에서 서양식 병원을 운영했다는 등의 가족사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이야기는 하영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엘리트 이미지와 의료인 집안이라는 배경, 그리고 배우가 되기 위해 새로운 길에 도전했다는 이야기가 합쳐지면서 꽤 매력적인 서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가족사가 이번 논란의 시작이 됐습니다.

증조부 안상호는 어떤 인물이었나
하영의 증조부로 알려진 안상호는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서양의학 의사입니다.
일본에서 서양의학을 공부한 뒤 귀국해 의료 활동을 했고 대한제국 황실 인사들을 진료하기도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한국 초기 서양의학 역사에 등장하는 의료인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그의 활동을 살펴보면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했던 기록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대정친목회는 일제강점기 조선과 일본의 동화를 강조했던 이른바 ‘내선융화’ 성격의 단체로 평가됩니다.
단순한 의료인 모임이나 친목단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또 다른 기록도 있습니다.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는 안상호의 가정을 조선인과 일본인의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하는 기사가 등장합니다.
안상호는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으며 당시 신문에서는 그의 가정을 일본과 조선의 동화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처럼 소개했습니다.
이러한 기록 때문에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을 두고 친일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상호는 공식적인 ‘친일파’인가
이 부분은 정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안상호는 현재 알려진 정부의 공식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이나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은 아닙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하영의 증조부는 공식 친일파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논란 자체가 근거 없는 것도 아닙니다.
대정친목회 활동과 일제의 내선융화 정책에 부합하는 활동 기록 등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공식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제강점기 친일 성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적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라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안상호가 고종 독살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안상호가 고종 독살에 직접 가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어렵습니다.
역사 문제일수록 확인된 기록과 추측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논란이 터졌을까
개인적으로 이번 논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보는 부분입니다.
안상호라는 인물이 갑자기 새롭게 발견된 것은 아닙니다.
100년 가까이 지난 역사 기록들도 이미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왜 2026년이 되어서야 하영 배우와 연결되면서 큰 논란이 된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영이 유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중증외상센터’ 이후 대중적인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고 ‘이런 엿같은 사랑’에서 주연까지 맡으면서 하영은 이제 단순한 조연 배우가 아니라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배우가 됐습니다.
유명해지면 배우의 작품만 관심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 인터뷰와 가족 이야기, 학력과 경력까지 다시 주목받게 됩니다.
하영이 방송에서 이야기했던
“증조할아버지가 의사였다.”
“고종을 진료했다.”
“오래된 의료인 집안이다.”
라는 이야기가 다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고, 네티즌들이 관련 역사 기록을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안상호라는 인물의 과거까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어찌 보면 하영이 이야기했던 긍정적인 가족사가 역으로 가족사를 검증하는 단서가 된 셈입니다.

‘사실무근’이라는 초기 대응이 논란을 더 키웠다
개인적으로는 증조부의 과거보다 이후 대응 과정이 이번 논란을 더욱 크게 만든 요인이라고 봅니다.
처음 친일 논란이 제기됐을 때 하영 측에서는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후 과거 기록에서 안상호가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결국 소속사는 추가 확인을 통해 해당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처음 입장을 정정했습니다.
여기에서 대중의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증조부가 무슨 행동을 했든 그것이 증손녀인 배우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
라는 의견이 많았다면
이후에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왜 먼저 사실무근이라고 단정했느냐.”
라는 문제까지 등장하게 됐습니다.
결국 역사 문제에서 신뢰 문제로 논란이 확장된 것입니다.
처음부터
“가족에게 전해진 내용과 다른 역사 기록들이 제기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
정도로 대응했다면 지금보다 논란이 작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족의 해명도 또 다른 논란을 만들었다
하영의 아버지도 이번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가족들은 안상호를 황실과 가까운 의사 정도로 알고 있었고 친일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일본인과 결혼했다는 사실 자체를 친일 문제와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사적 행적을 감싸거나 미화할 생각은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해명 과정에서 사용된 역사적 표현들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오히려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역사 문제는 작은 표현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해명 역시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하영의 기존 이미지가 좋았기 때문에 충격도 컸다
이번 논란이 크게 확산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하영 배우에게 형성돼 있던 이미지입니다.
하영은 그동안 연예계에서 큰 구설수에 오르는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작품을 통해 천천히 성장한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미술을 공부하다 배우라는 새로운 꿈에 도전했고,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하나씩 필모그래피를 쌓았습니다.
‘중증외상센터’ 이후에는 털털하고 자연스러운 매력까지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의료인 집안이라는 독특한 가족사까지 더해졌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긍정적인 가족사에서 친일 논란이 등장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부정적인 사실 그 자체보다 기존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낙차에 더 크게 반응합니다.
좋은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이번 가족사 논란 역시 더욱 크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광복절 직전이라는 시기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논란이 커진 시점도 상당히 민감합니다.
논란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이 8월 중순, 바로 광복절을 앞둔 때입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제강점기와 친일 문제는 언제나 민감하지만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여기에 ‘이런 엿같은 사랑’이 흥행하면서 하영에 대한 인터뷰와 홍보 일정도 집중돼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결국 일부 인터뷰 일정이 취소되고 관련 광고나 콘텐츠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단순한 온라인 논란을 넘어 실제 배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됐습니다.

증조부의 행동을 하영에게 책임지울 수 있을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증조부의 행동을 증손녀에게 책임지울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부분은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영이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것도 아니고 증조부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조상의 행동을 이유로 후손에게 동일한 도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사실상 연좌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영이 친일을 옹호하거나 역사왜곡에 동조했다는 사실도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증조부에게 친일 논란이 있으니 하영도 친일파다.”
라는 식의 주장은 지나칩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하영 측에서 증조부를 포함한 가족사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소개해왔기 때문입니다.
의료인 명문가라는 가족사는 배우의 좋은 스토리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설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조상의 죄를 대신 사과하라는 의미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었던 가족사와 실제 역사 기록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 사실을 인정하고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좋은 가족사는 자랑하고 나쁜 가족사는 책임질 필요 없다는 논리
이번 사건에서 사람들이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부분도 아마 이것일 것입니다.
만약 하영이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면
“증조부의 행동을 왜 증손녀에게 묻느냐.”
라는 반론이 훨씬 강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영의 의료인 집안 이야기는 여러 방송과 기사에서 긍정적으로 소비됐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또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좋은 가족사는 자신의 이미지에 활용하면서 불편한 가족사는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조상의 모든 행적을 후손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친일 문제를 넘어 가족의 역사와 개인의 정체성을 어디까지 연결해서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구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번 사건을 바라볼 때 저는 세 가지를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증조부 안상호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평가는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공식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없다는 사실과 친일 성격의 활동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두 함께 봐야 합니다.
둘째,
하영 배우에게 증조부의 행동 자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조상의 잘못이 자동으로 후손의 잘못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현재 하영 측의 대응은 별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초기 사실무근이라는 대응이 적절했는지, 이후 역사적 사실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는지는 현재의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 가지를 섞어버리면 역사 문제는 금방 감정적인 공격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번 논란이 남기는 질문
하영 배우의 증조부 친일 논란은 단순한 연예계 가십으로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가족의 역사와 개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사건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흔히 유명인의 가족 배경을 좋아합니다.
좋은 학교를 나온 부모, 유명한 조상, 부유한 집안,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가족 이야기가 등장하면 그것까지 그 사람의 능력처럼 소비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가족에게 부정적인 역사가 발견되면 반대로 그것까지 당사자의 책임처럼 바라보기도 합니다.
어쩌면 두 가지 모두 같은 문제인지 모릅니다.
사람은 자신의 조상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좋은 조상을 두었다고 그 사람이 더 훌륭한 것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른 조상이 있다고 그 사람까지 같은 잘못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알고 있던 가족의 역사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는 그 사람의 선택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하영 배우를 바라볼 때도
“친일파의 후손인가 아닌가.”
라는 단순한 프레임보다
확인된 역사적 사실을 하영과 소속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는가
를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우 하영이 쌓아온 연기와 매력은 배우 하영의 몫이고,
증조부 안상호의 역사적 행적은 안상호 자신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 역사를 알게 된 지금 어떤 태도를 선택할지는 다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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