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중도인 필자가 보기에, 이번 주 국회는 또 한 번 '누가 다수당인가'만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민주당이 30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법사위 소위에서는 이미 여당 주도로 의결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하며 퇴장했습니다.
낯익은 장면입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등에 업고 감사원과 검찰을 동원해서 밀어붙일 때마다 저는 이 블로그에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이번엔 민주당 차례인가 봅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보완수사권 '유지' 61%, '폐지' 23%.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반대가 55%를 넘었습니다.
두 조사 모두 반대가 찬성의 두 배를 넘습니다.
그런데도 법안은 이번 주 안에 처리될 예정입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법안을,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이 국민 뜻과 반대로 처리하겠다는 겁니다.
이게 민주주의인가요?

물론 민주당의 논리를 모르는 건 아닙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야 정치검찰의 조작기소, 선별기소, 별건수사를 막을 수 있다는 것.
일리 있는 말입니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쥐고 권력의 칼로 써왔던 역사,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 돌려차기 사건, 장윤기 사건을 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경찰이 놓친 증거를, 경찰의 증거인멸 정황을, 검찰의 보완수사가 뒤늦게 찾아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조차 이 사건들을 두고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검사의 '요구권'만 남겨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글쎄요.

요구했는데 경찰이 안 들어주면 그때는 어떻게 하나요?
이 질문에 아직 명쾌한 답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국민통합위원장이라는 분까지 나서서 위헌 소지를 언급하고, 대법원도 보완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끝내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서두를까요?
10월 2일 공소청·중수청 출범 일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국민의힘 말대로 정말 전당대회 앞두고 강성 지지층에게 성과를 보여주고 싶은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방향이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검찰개혁,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국민 여론과 두 배 가까이 벌어진 채로, 협의 한 번 제대로 없이 이번 주 안에 밀어붙이는 방식.
이거, 윤석열 정부 때 국민의힘이 감사원과 검찰을 앞세워 밀어붙이던 방식과 뭐가 다른가요?
여야가 바뀌었을 뿐,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똑같습니다.
여야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피해자를 위한다면서, 정작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왜 제대로 듣지 않나요?
국민 눈치는 안 보고 지지층 눈치만 보는 정치,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건지....답답합니다.
이번 주 본회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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