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이 쓰는 정치칼럼

결국 거부권은 없었습니다 - 형소법 개정안, 대통령이 공포했습니다

불타는 신디 2026. 8. 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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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중도인 필자가 몇 주에 걸쳐 이 시리즈를 이어왔습니다.

공소기각 조항 논란, 정성호 법무부장관의 거부권 건의 거부,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절박한 호소, 105명 규모 공소취소 모임까지.

돌이켜보면 이 시리즈는 처음부터 결말이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매번 새로운 국면이 나올 때마다 이 자리에서 함께 짚어온 이유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우리 정치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결국 결론이 났습니다.

오늘 벌어진 일

오늘(8월 4일) 오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국회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공소기각 조항의 위헌성과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긴급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 토론회가 진행되던 바로 그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공포했습니다.

거부권, 즉 재의요구권은 결국 행사되지 않았습니다.

토론회의 제목 자체가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였는데, 정작 같은 날 그 요구가 무산되는 결과가 나온 셈입니다.

시점을 다시 짚어보면 더 씁쓸합니다.

토론회는 오전에 열렸고,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의 공포는 그와 거의 같은 날 이뤄졌습니다.

야당이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바로 그 순간에, 정부는 이미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타이밍은 야당 입장에서는 '요식행위 취급을 받았다'는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이번 토론회는 나경원·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과 당 정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격앙된 반응

이 소식을 접한 장동혁 대표의 반응은 상당히 격했습니다.

그는 토론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는 정권 폐지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민은 재의요구권 행사를 대통령의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반드시 행사해야 하는 국민의 명령이자 역사적 명령"이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공소기각 조항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조항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죄를 지운다면 국민은 이재명 정권을 지우기 시작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더 좋은 법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대통령을 포함한 범죄자에게만 더 좋은 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국무회의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표현 수위가 한층 더 올라갔습니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들 중에서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있었느냐"며 "본인 한 사람을 위해서 대한민국 모든 사법 시스템을 다 망가트리고, '나만 살겠다'는 생각으로 국정운영하는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 정도 수위의 발언은, 여야 대치가 흔한 우리 정치권에서도 상당히 강도가 센 편에 속합니다.

정책적 반대를 넘어, 대통령 개인의 인격과 동기 자체를 정면으로 겨냥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표현이 온전히 진심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사적 전략인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오늘 이 발언으로 여야 관계는 당분간 더 냉랭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호소도 다시 언급됐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장 대표는 지난번 저희 칼럼에서도 다뤘던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를 다시 언급했습니다.

"국민이 국가에 '피해자의 편이 돼달라'고 절규하는 현실보다 이 악법의 본질을 더 잘 보여주는 게 어디 있겠느냐"고 탄식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를 함께 주최한 나경원 의원도 피해자 보호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모든 수단과 법 개정은 차차 논의하겠다고 한다"면서도 "곧 일정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그 구체성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피해자 보호 전담부서를 두겠다는 여당의 대안을 두고 "그걸로 피해자 보호가 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나 의원은 개정안 제327조에 대해서도 "달라진 건 대통령 죄를 지우는 조항이 하나 들어갔을 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발언은 저희가 예전 칼럼에서 짚었던 지점과 정확히 겹칩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개혁의 큰 틀에는 이견이 없더라도, 그 안에 슬쩍 들어간 조항 하나가 논쟁의 핵심으로 계속 남아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피해자 보호라는 명분과, 공소기각 조항이라는 실제 조문 사이의 간극을 여당이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한 채 법이 최종적으로 공포된 셈입니다.

영수회담 이야기도 나왔다가 사라졌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기자들이 장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뜻밖의 답을 내놨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영수회담을 제안해서 국민의 고통과 민생의 실상을 대통령에게 알려드려야 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밝힌 겁니다.

그런데 이 고민은 오늘 완전히 접힌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어제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보면서 이 대통령과는 어떤 대화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새로운 정보가 하나 나옵니다.

어제(8월 3일)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발표됐다는 겁니다.

장 대표는 지난번 저희 칼럼에서 다뤘던 이재명 대통령의 근저당 설정을 통한 '꼼수 매매' 논란까지 다시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형소법 하나만 놓고 보면 마무리되는 듯했던 갈등이, 부동산 이슈까지 더해지며 여야 대화 채널 자체가 얼어붙는 모양새입니다.

정치는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대화가 이어지는 영역인데, 한쪽에서 "대화가 필요 없다"는 표현까지 나온다는 건 그만큼 지금의 긴장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형소법과 부동산이라는, 서로 다른 두 사안이 동시에 겹치면서 야당의 불신이 한꺼번에 폭발한 모양새인데, 이는 여당 입장에서도 향후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법안 하나, 정책 하나가 통과될 때마다 야당과의 대화 채널이 조금씩 좁아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여당에도 득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위헌 소지 주장도 계속됩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법조계 인사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한 검사장은 "국회의 입법권은 무제한이 아니고, 그 입법형성의 자유도 헌법 규정과 기본원리에 기속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명백히 자의적' 또는 '현저히 부당' 등 입법권 남용에 대한 한계도 명문으로 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이 이미 공포된 이상, 이제 이 위헌 논란은 국회가 아니라 헌법재판소로 무대를 옮겨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앞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예고한 바 있어, 이 시리즈의 다음 국면은 아마도 헌재 심판 절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헌법소원이 실제로 인용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회에서 다수결로 통과된 법률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고, 특히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한 위헌 심판은 그 문턱이 더욱 높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야당이 이 카드를 꺼내 드는 건, 법적 효과보다 정치적 메시지의 의미가 더 크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더라도, 그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며

몇 주에 걸쳐 이 시리즈를 따라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결말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습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이 이미 거부권 건의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고, 여당 스스로 발의해 통과시킨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이미 짚어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를 계속 따라온 이유는, 결과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전 설명 없이 슬쩍 들어간 공소기각 조항, 실제 피해자의 절박한 목소리, 105명 규모로 커진 공소취소 모임, 그리고 오늘 격앙된 반응을 쏟아낸 야당 대표까지.

법 하나가 통과되는 과정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쌓였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돌아보면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개혁이라는 목적이 정당하다면, 그 개혁을 이루는 과정과 절차는 얼마나 정당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 권한 남용을 막겠다는 목표 자체에는 저 역시 공감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절차적 허점들, 사전 설명 없는 조항 추가, 피해자 의견 수렴 미흡, 야당과의 대화 단절까지, 이 모든 게 결국 이 법의 정당성에 계속 흠집을 내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 법이 실제로 시행되면서 우려했던 문제들이 현실화되는지, 그리고 헌법소원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특히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비롯해, 이 법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게 될 사람들의 목소리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놓치지 않고 다루겠습니다.

법은 통과됐지만, 이 이야기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이 법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확인해야 하는, 진짜 중요한 국면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시리즈, 끝까지 함께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후속 국면도, 같은 자리에서 팩트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이 법이 실제로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결국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숫자와 발언, 그 이면의 맥락까지 놓치지 않고 계속 짚어드리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오늘의 결론이 이 논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실제 법 시행 이후의 사례들, 그리고 8월 전당대회 이후 여당 지도부의 대응까지,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모든 흐름을, 지금까지 그래왔듯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따라가 보겠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 국면에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치는 계속되고, 이 이야기도 계속됩니다.

이 시리즈,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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