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으로 중도인 필자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최민희 의원에 대해 예전엔 나쁘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평가를 다시 하게 됐습니다.
며칠 사이 쏟아진 논란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이 글은 제 개인적인 실망감에서 출발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감정만으로 쓴 글이 아니라, 실제로 최근 며칠 사이 여러 언론에서 확인된 사건들을 근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이크에 잡힌 "박쥐" 발언
지난 1일 경선 현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최민희 후보는 동료 최고위원 후보를 향해 작은 목소리로 "박쥐 됐어 박쥐"라고 말했는데, 마이크가 켜져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한 채 이 발언이 그대로 현장에 공개됐습니다.
이 발언의 대상으로 지목된 김영호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동료 의원에게 박쥐라는 표현을 쓰고 폄하하며 모멸감을 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일베 문화"라고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최 후보는 다음 날 토론회에서 "사과드리고 그런 표현 다시는 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공개적으로 조롱한 게 아니라 작은 목소리로 한 말이 마이크에 잡힌 것뿐"이라는 해명도 함께 내놨습니다.
저는 이 해명이 오히려 더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공개 발언이 아니었다는 게, 그 말을 해도 괜찮았다는 뜻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무심코 뱉은 말이었다는 점에서, 평소 동료 정치인을 대하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라고 저는 봅니다.
사람은 보통 공개된 자리보다 사적인 순간에 진심이 더 잘 드러난다고들 합니다.
의도적으로 카메라 앞에서 예의를 차리는 모습보다, 방심한 순간 튀어나온 표현이 오히려 그 사람의 평소 인식을 더 정직하게 보여준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박쥐'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 이상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동료 후보 연설 도중의 태도
같은 날 있었던 또 다른 장면도 논란이 됐습니다.
유튜브 채널이 생중계한 충남 합동연설회 영상에는, 서미화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는 동안 맨 앞줄에 앉은 최 후보가 턱을 괴거나, 옆자리 박선원 후보에게 뭔가 말을 건네며 무대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서미화 후보가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와 원팀이 될 지도부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시대정신이라 생각하는데 동의하시냐"고 묻자, 최 후보는 "아니오"라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정부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취지의 발언에는 "안 빠졌다니까!"라며 목청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뒷자리에 있던 김용만 의원이 "같은 후보인데 너무 그러지 말라"고 만류하자, 최 후보는 곧바로 몸을 돌려 김 의원에게 항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류하던 김 의원의 손을 강하게 뿌리치는 장면까지 포착됐고, 현장에서는 "최민희 의원 그만해!"라는 외침도 들렸다고 합니다.
경선이라는 게 원래 치열한 자리이긴 하지만, 동료 후보의 발언 도중 이 정도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은 흔치 않습니다.
같은 당 소속으로 함께 경선을 치르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무너진 장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이 장면이 문제인 건, 상대 후보가 발언하는 도중에 벌어졌다는 점입니다.
발언권을 존중하는 건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기본적인 태도인데,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반박하고 언쟁까지 벌이는 모습은 시청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악수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후보들이 한 명씩 악수를 나누는 순서에서도 논란은 이어졌습니다.
최 후보가 다가올 때, 서미화 후보가 손을 잠시 들었다가 내리는 장면이 포착됐고, 최 후보는 그대로 지나쳐 갔습니다.
이 장면이 유튜브 쇼츠로 확산되며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서미화 후보 측은 "최소한의 존중은 해달라"고 요청했고, 최 후보는 "앞으로 좀 더 예의를 지키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순간들이 반복해서 논란이 된다는 건, 그만큼 최 후보의 평소 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당 안팎에서 이미 쌓여 있었다는 뜻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정치인의 자질을 평가할 때 정책이나 실력만큼이나, 이런 작은 행동에서 드러나는 인성과 매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유권자들은 큰 연설이나 공약보다, 오히려 이런 순간적인 장면에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더 선명하게 읽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판을 "일베 문화"로 되받은 발언
최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태도 문제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이를 "일베 문화가 당에 침투했다"는 식으로 규정하며 되받아쳤습니다.
정당한 비판을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로 몰아붙이는 이런 화법은, 비판 자체를 원천적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정작 "박쥐" 발언으로 자신이 비판받았던 그 논리를, 이번엔 반대로 상대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모습에서 저는 상당한 아이러니를 느꼈습니다.
이런 화법의 문제는, 정작 논란의 본질(발언과 태도 그 자체)에 대한 해명은 뒤로 미룬 채, 비판하는 쪽의 동기나 배경을 문제 삼는 방향으로 논점을 옮겨간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식의 대응이 반복되면, 정당한 비판조차 색깔론이나 프레임 씌우기로 치부되면서 건설적인 논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김민석 후보 발언까지 왜곡 논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김민석 당대표 후보 캠프는,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최 후보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관련 김 후보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 후보 캠프는 "경남의 유력 정치인인 김 전 지사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이었다"며, 최 후보의 언급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고까지 규정했습니다.
한 사람을 둘러싼 논란이 태도 문제에서 발언 왜곡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걸 보면서, 이게 단순히 우연히 겹친 해프닝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 발언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건 정치인의 기본 소양입니다.
특정 후보의 발언을 왜곡해서 전달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태도 문제를 넘어 경선 과정 자체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당원 4,000명이 움직였습니다
이런 논란들이 쌓이면서, 실제로 당원들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최민희 후보 징계청원 공동연명에, 8월 6일 오후 3시 기준 약 3,996명이 참여했습니다.
경쟁 후보 연설 방해, '박쥐' 발언, 당원 비판을 '일베 문화'로 규정한 발언, 김민석 후보 발언 왜곡 논란까지 모두 당 중앙당윤리심판원이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이 청원은 지난 3일부터 시작돼 12일까지 진행되는데, 며칠 만에 4천 명 가까운 당원이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이게 소수의 안티가 만든 소음이 아니라 당원들 사이에 실제로 광범위하게 퍼진 문제의식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당원 청원이라는 절차 자체가 결코 가볍게 진행되는 게 아닙니다.
본인의 이름과 당적을 걸고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에 동참한다는 건, 그만큼 확신과 각오가 필요한 행동입니다.
그런 참여가 나흘도 안 되는 기간 동안 4천 명 가까이 모였다는 건, 이 논란이 결코 온라인 여론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방증합니다.

최민희 후보의 해명
물론 최 후보 본인의 입장도 있습니다.
관련 비판에 대해 그는 "조금 더 현장을 살펴봐 달라"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모욕을 당한 쪽은 자신이며, 다른 후보들도 상대 연설 때 야유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해명,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경선이라는 긴장된 현장에서 벌어진 여러 상호작용을, 편집된 영상 몇 개만으로 전부 판단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저는, 이 정도로 여러 사안이 동시다발적으로 겹쳐서 논란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단순히 "편집의 문제"로만 설명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박쥐 발언 하나였다면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연설 방해, 악수 지나치기, 일베 문화 규정, 발언 왜곡 논란까지 열흘도 안 되는 기간에 연달아 터졌다는 건, 우연이라기보다 반복되는 패턴에 가깝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인 해석 아닐까요.

정리하며
예전에 제가 최민희 의원을 긍정적으로 봤던 이유는, 언론 정책이나 미디어 관련 사안에서 나름 전문성 있는 목소리를 내왔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모습은, 그런 전문성과는 별개로 동료를 대하는 태도, 비판을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정치인의 실력과 인품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정책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동료를 존중하지 않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가 반복된다면, 그 정치인에 대한 신뢰는 서서히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고위원이라는 자리는 당의 리더십을 함께 구성하는 자리인 만큼, 정책 전문성 못지않게 동료 정치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비판을 대하는 태도도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4천 명에 가까운 당원이 직접 나서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사실은, 저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물론 청원에 참여한 당원 수가 많다고 해서 그 자체로 유죄가 확정되는 건 아닙니다.
윤리심판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논란도 최종적으로 어떻게 판단될지 예단하기는 이릅니다.
다만 적어도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예전의 제 평가를 다시 검토하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됐습니다.
윤리심판원 조사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최 후보가 이후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을지, 남은 경선 기간이 그 시험대가 될 것 같습니다.
정치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결국 정책만이 아니라 태도와 언행이라는 걸,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이번 논란을 어떻게 보시는지, 댓글로 의견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또 뵙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이 시리즈,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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