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이 쓰는 정치칼럼

[완결편] 형소법 개정안, 결국 이렇게 끝났습니다

불타는 신디 2026. 7. 3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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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중도인 필자가 그동안 이 이야기를 몇 편에 걸쳐 다뤘습니다.

법사위 통과, 슬쩍 끼어든 공소기각 조항, 거부권을 써야 한다는 주장, 법무부장관의 거부권 건의 거부까지.

그리고 오늘, 결국 결말이 났습니다.

잠깐, 무슨 법이었는지 다시 정리하면

혹시 이 시리즈를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짧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가 경찰 수사에 직접 개입해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문제가 있으면 검사가 직접 나서서 추가 수사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만 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뀝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겠다는 게 여당의 개혁 취지였습니다.

반면 야당과 일부 법조계에서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나 장윤기 사건처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실제로 진실을 밝혀낸 사례들을 근거로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이 대치가 몇 주간 이어지다, 오늘 마침내 결론이 난 겁니다.

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처음부터 이 법안의 방향성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그 방향으로 가는 과정에서 절차가 얼마나 매끄러웠는지, 우려를 얼마나 성실하게 반영했는지를 계속 짚어왔습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장면을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오늘 국회에서 확정된 것들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그 법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가결됐습니다.

이틀에 걸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끝에, 민주당이 무제한 토론을 강제 종료하고 표결에 부친 결과입니다.

같은 날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상정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에도 필리버스터로 맞섰고, 김미애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선관위 특검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는 이 특검법에는, 국민의힘이 요구해온 선거 전산시스템 관련 의혹까지 수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루 만에 세 개의 굵직한 법안이 한꺼번에 정리된 겁니다.

그동안 우려했던 것들, 어떻게 됐나

지난 칼럼들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공소기각 조항은 결국 그대로 살아남았습니다.

'중대한 위법수사',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이라는 표현이 담긴 이 조항을 두고, 국민의힘은 오늘도 "이재명 대통령이 최대 수혜자"라는 표현으로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왜 논란인지 다시 짚어보면, 재판 도중 수사나 기소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공소 자체를 기각할 수 있는 사유를 넓혀놓은 조항이기 때문입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이 조항이 대통령 본인의 진행 중인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이재명 재판 지우기'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여당은 이 조항이 특정인을 겨냥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피고인 보호 장치라고 설명하지만, 애초에 이 조항이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채 뒤늦게 알려졌다는 절차적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SBS 8뉴스도 오늘 이 부분을 헤드라인으로 다뤘을 정도로, 통과 이후에도 이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거부권이라는 카드도 결국 쓰이지 않았습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이 국회 의결을 존중하겠다며 거부권 건의 의사가 없다고 이미 밝혔던 대로, 대통령이 이 법안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처음부터 낮았습니다.

약자 보호 공백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이 내놓은 '전건송치' 카드가 그대로 유지되는 모양새입니다.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한해 경찰이 예외 없이 검찰로 사건을 넘기도록 하겠다는 방안인데, 지난 칼럼에서 짚었듯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이 방식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전건송치로 사건 기록이 검찰로 넘어와도,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스스로 나서서 바로잡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결국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절차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 요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의 후속 조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회적 약자'의 범위를 얼마나 넓게 잡을지도 앞으로 시행령에서 정해질 문제라, 지금 단계에서는 이 대안이 충분한지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경찰 수사 독점 우려도 그대로 남았습니다.

검사의 요구권만으로 경찰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는, 법 시행 이후 실제 사례가 쌓여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같은 사례가 앞으로도 초동수사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한 채 넘어간다면, 이 우려는 현실이 될 것이고 여당은 그때 가서 다시 보완책을 논의해야 할 겁니다.

결국 우려했던 지점들이 해소되기보다는, 법안 통과와 함께 "일단 지켜보자"는 상태로 넘어간 셈입니다.

선관위 특검법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오늘 통과된 법안 중 선관위 특검법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건 여야 어느 한쪽만의 요구가 아니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는 실제 행정 오류에 대한 진상규명이 출발점입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선거 당일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졌던 사안인 만큼, 여야를 떠나 국민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문제였습니다.

국민의힘이 요구해온 선거 전산시스템 의혹까지 함께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번만큼은 여야가 서로 다른 이유로나마 같은 결과에 동의한 모양새입니다.

형소법 개정안이 여야가 끝까지 대치하며 강행 처리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같은 날 처리된 법안이라도, 절차와 합의 수준에서는 이렇게 온도차가 있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특검이라는 제도 자체가 여야 합의로 진행될 때 가장 힘을 받는다는 걸, 이번 선관위 특검법이 다시 한번 보여준 셈입니다.

형소법 개정안과 비교하면, 같은 국회에서 나온 결과물인데도 그 과정의 결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오늘 하루에 다 목격한 셈입니다.

필리버스터는 무엇을 남겼나

이틀에 걸친 필리버스터, 결과적으로 법안 통과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국회법상 24시간이 지나면 무제한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다는 걸, 국민의힘도 몰랐을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필리버스터를 강행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막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국민들에게 이 법안의 문제점을 최대한 알리고 반대 의사를 공식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정치적 계산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돌아보면 필리버스터라는 도구 자체가, 여야가 뒤바뀔 때마다 서로 다른 명분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과거 야당 시절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무기로 썼던 장면과, 지금 국민의힘이 같은 방식으로 맞서는 장면은 결국 여야 위치만 바뀐 채 반복되는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절차 자체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힘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건 국회의 정당한 권한이지만, 소수가 그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작동 방식이니까요.

문제는 이 목소리가 통과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인가입니다.

필리버스터가 끝나고 법이 시행되면, 관심은 금세 다음 이슈로 옮겨가는 게 보통입니다.

실제로 이번에는 형소법 개정안뿐 아니라 패스트트랙 단축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까지 같은 날 필리버스터 대상이 됐습니다.

두 법안을 동시에 막아서겠다는 건, 그만큼 국민의힘이 이번 입법 전반을 '속도전'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이 짧아지면, 앞으로 비슷한 방식으로 논란이 될 만한 법안들이 더 빠르게, 더 적은 논의로 통과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부분은 형소법 개정안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국회 입법 관행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국내 정치만큼이나 국제 정세도 어수선한 하루였습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이 결렬되면서 교전이 재개됐고, 전선이 홍해와 지중해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런 큰 국제 이슈가 겹치는 날일수록, 국내 법안 통과 같은 소식은 하루이틀 만에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런 날일수록 더 기록해두고 싶습니다.

오늘 남겨진 공소기각 조항의 실제 적용 사례, 전건송치의 실효성,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공백, 이 세 가지는 법 시행 이후에도 계속 추적해서 확인해야 할 대목입니다.

시리즈를 마치며

돌이켜보면 이 시리즈는 하나의 법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논란이 되고, 어떻게 결론이 나는지를 그대로 따라간 기록이었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개혁의 취지 자체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사전 설명 없이 슬쩍 들어간 조항, 정치적 계산이 뒤섞인 개헌 발언, 거부권을 둘러싼 공방까지, 절차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장면들이 계속 반복됐습니다.

법은 결국 통과됐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이 법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느냐입니다.

우려했던 대로 흘러간다면 그때 다시 이 문제를 짚어야 할 것이고, 여당의 보완책이 효과를 낸다면 그것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할 겁니다.

정치적으로 중도라는 건,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 게 아니라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고 다시 평가하겠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법 하나가 통과됐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경찰이 실제로 보완수사 요구를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하는지, 전건송치로 넘어온 사건에서 검사가 문제를 발견했을 때 어떤 절차로 대응하는지, 그리고 공소기각 조항이 실제 재판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까지.

이 세 가지 장면이 하나씩 현실에서 나타날 때마다, 오늘 우려했던 이야기들이 기우였는지 아니면 정확한 예측이었는지 판가름 날 겁니다.

이 법이 실제로 시행되는 모습,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지, 아니면 기우로 끝나는지, 시간이 답해줄 겁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다시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긴 시리즈 끝까지 함께 지켜봐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더 명쾌한 결말을 가진 이야기로 찾아올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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